별로 한게 없는 하루인데 오늘따라 유독 피곤해서 산책은 오늘은 건너뛰기로 하고 잠만 많이 퍼질러 잤는데 언제나 그렇듯 옆에 보면 울 집 강아지도 퍼질러서 자고 있다. 심심하고 할것도 없었던 난 러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퍼질러진 녀석의 양 옆에 조용히 인형을 갖다놓고 한쪽은 팔로 안게 했다.
아직까지는 눈 만 뜨고 가만히 누워있는 녀석. 저 두 인형은 내가 항상 침대에 놓는 인형이라 익숙해서 별 반응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인형들도 놓고 찍어보자는 심산으로 하나씩 방에 있는 인형들을 러키 옆에 놓아두었다.
울라프를 시작으로 다른 인형을 놓자마자 일어나더니 날 물끄러미 바라본다.
'또 무슨 수작이냐'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을 보내며 킁킁 냄새를 맡아본다.
난 계속 하나씩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덕분에 사진 찍기가 수월했다.
나옹이는 약간 경계하는 듯했다. 평소에 산책하다 냥이들 마주치면 무서워 했는데 인형도 냥이과라는걸 안걸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저 인형이 마음에 안 든것일거다.
그리고 푸우 인형! 역시 작은 인형을 좋아하는 애다. 큰 인형들 줄 때는 냄새만 몇 번 맡고 관심도 없던 애가 곰돌이 푸를 주자마자 바로 입에 덕석 물고 자기 품에 끌어안는다.
달라고 하면 승질부린다. 자기 등에 인형을 올려놓아도 내게 뺏길새랴 끝까지 사수를 한다.
야, 주세요. 돌려 달라고!
다른 애들을 갖다놓아도 쳐다도 안 본다.
끝까지 안 주길래 그냥 장식용으로 놓고 있는 심슨 마스크를 가져다가 녀석의 머리에 씌어버렸다. 씌우는 동안 뺏어가려는 줄 알고 인형에 주둥이 콕 박고 또 엄청 승질부렸다. 보통 저렇게 씌어놓으면 바로 머리를 흔들어 뺄려고 난리일텐데 절대 손에서 인형을 풀지 않았다.
만나면 헤어지는 법. 곰돌이 푸도 옆에 공룡 인형처럼 귀가 뜯길까 이제 돌려받을 생각에 가져가려고 하였지만 끝까지 지키려는 자는 인형을 물고 온 집안을 나를 피해서 도망다녔다. 난 그런 녀석을 잡느라 같이 온 집안을 쫓아다니다 결국에는 간식으로 회유를 했다. 그래도 인형보단 역시 간식인가 보다.
살아 돌아온 푸! 다시 원래 자리인 레킹볼 컵 속으로 안전히 넣어줬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지만 왜 표정이 애잔해 보이는걸까. 끝에 녀석에게서 가져오느라 조금 실랑이는 있었지만 러키 사진은 몇 개 건진 것 같아서 만족이다.
2020/06/08 - [일상 이야기/반려견 러키] - 다이소에서 강아지 양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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