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더위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지더니 오늘은 결국 에어컨을 틀었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나보다. 오전부터 강한 햇살이 마룻바닥에 비치는데 러키는 그 햇살에 몸을 지지고 있었다. 난 밥을 먹으면서 그런 녀석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털도 있는 녀석이 정말 덥지도 않나보다. 밥 먹느라 사진을 못 찍었던게 아쉽다
잠시 커피를 사러 차를 타고 카페에 갔었는데 동생이 커피를 사오는 동안 카페 문만 쳐다보며 형아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녀석. 동생을 제일 무서워하는데 무서워하면서도 동생이 집에 올때면 좋다고 폭 안겨 달려드는거 보면 무서워하는만큼 좋아하는가보다.
집에 와서는 러키가 좋아하는 껌을 주었다. 러키는 저런 딸기맛 민트맛 등 어떤 맛이 첨가되어 있는 껌을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뜨거워진 날씨를 보며 이제 벌레가 기승하는 계절이 된 만큼 난 산책이 달갑지 않다. 더워서가 아니다. 더운거는 그닥 개의치 않는다. 바로 진드기 때문이다
2년전에 진드기에 한번 호되게 당한 이후로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에는 산책 나가는게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아빠는 직장 생활을 그만둔 이후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시골집이 바로 산 밑이다. 처음 한해는 괜찮았는데 두번째해 4월이었을거다 산 속 풀이 많은 곳에 러키를 풀어놨는데 웬 갈색 조그만 벌레들이 러키 몸 위에 많이 달라붙어 있었다. 처음엔 그게 진드기인줄 몰랐다. 그냥 풀숲에 있으니까 웬 벌레들이 달라붙었네 하고 대충 툴툴 털어내기만 했다. 나도 러키를 키우기 전에는 진드기에 신경쓰고 살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털어도 털어도 계속 보이길래 풀숲에서 나와 자세히 보고 아빠에게 이게 무슨 벌레냐 물었더니 진드기라고 했다... 순간 소름이 돋아서 얼른 러키를 목욕시키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밖에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돌아가는 차안에서도 계속 몸 검사를 하는데 진드기가 끝도없이 계속 나오는 거였다.
그래서 결국 집에가서 온 몸을 벅벅 긁어가며 또 목욕을 시키고 이제 좀 없어졌겠지 하는데 그래도 진드기 놈들은 계속 나왔다. 그렇게 또 목욕을 시키고 하루에 3번 목욕한 러키.. 너무 미안했지만 그 당시 나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기도 했고 급한 맘에 목욕만 시켰다.
그래도 계속 나오는 진드기에 걱정이 돼 (피를 많이 빨아먹어 통통해진 진드기도 있었다.) 다음날 병원을 갔는데 의사 선생님 말로는 진드기는 입으로 콱 물고 잘 떨어지질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목욕으로도 소용없으며, 잘못 떼어내면 염증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무슨 약을 등에 일자로 한번 쭉 발라주셨는데 이걸 바르면 며칠내 진드기들이 절로 죽어서 떨어진다고 하였다. 다행히 러키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마침 심장사상충까지 맞히고 또 의사선생님이 추천하는 진드기 방지용으로 추천하는 목걸이도 샀는데 6개월? 8개월? 효과가 간다고 하여 나는 덥석 사버렸었다. 목걸이를 차면 진드기가 붙더라도 이내 시간이 지나면 힘을 잃어 떨어져 나간다고 했던 것 같다. 가격은 좀 했던 것 같은데 아마 6만원가량이었던 듯하다. 어쨌든 목걸이를 찬 이후로 내가 조심하기도 했지만 진드기를 발견한 적은 없었다.
병원에서 약을 바른 이후로 놀랍게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러키가 자고 있던 곳에 말라 죽은 진드기들이 떨어져 있는게 보였다. 며칠 동안 그렇게 떨어져 나온 진드기들과 내가 떼어낸 진드기만해도 보면 정말 러키의 몸 전체가 아예 진드기로 덮여 있던거였다.
도시도 나무 밑이나 풀, 강변따라 산책 할 때 안심할 수 없기에 (산에 있는 진드기들은 자그마한 갈색에 약간 거미같이 생겼고 도시에서 발견한 진드기들은 납작한 콩 같이 생긴거에 조금 더 컸다) 이 진드기 사건 이후로 난 4월에서 10월은 산책 갔다오고 나면 러키의 몸을 살피고 까만 러키의 몸에서 진드기를 잘 구별해내기까지 한다. 게다가 이제 무당벌레 다음으로 만질 수 있는 벌레가 되었다. 정말 너무 싫다. 내가 그 날이 약간 트라우마가 되어서 여름만 되면 러키가 풀 쪽이나 나무 밑으로 가면 너무 찝찝해진다.
그래서 여름에는 벌레, 모기 때문에 정말 반려견에게
심장사상충등 특별히 더 관리를 신경 써줘야 할 것 같다.
차라리 날 물어라 이 벌레 자식들아
2020/06/04 - [일상 이야기/반려견 러키] - 새로 산 여름 민소매 티 입고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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