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둘째 날 일정 : 비밀의 숲 → 제주 레일 바이크 → 평대리 멍석 음식점 → 꼬스뗀뇨 카페 → 동문시장 → 숙소
아침에 늑장 부리며 일어나, 전 날 포장해 온 우진해장국의 몸국과 고사리육개장을 차려 먹었다. 국 생김새만 봤을 땐 크게 맛있으려나 했는데 웬 걸 먹자마자 '와 이 집 맛집 맞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푹 고와져서 그런지 걸쭉하고 깊은 맛이 나면서 고소한 것이 정말 너무 맛있었다. 국 속의 재료들도 식감이 부드러워서 먹기 편했다.
몸국도 고사리육개장도 완전 추천!
비밀의 숲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173
운영시간 : 매일 9:00 ~ 18:00
입장료 : 성인 4,000원 / 7세 이하 2,000원 / 3세 이하 무료 / 65세 이상 3,000원
반려동물 동반 O 목줄 착용
내가 갔던 4월 26일에는 입장료가 3,000원 이었는데 5월 1일부로 천원씩 인상되었다고 한다.
주차는 비밀의 숲 입구 양쪽 주변에 하면 된다.
그런데 가는 길이 울툴불퉁해 오프로드 간접 체험한 듯 했다.
비밀의 숲 입구.
매표는 민트차에서 하면 되는데 sns에서 많이 보이는 유명한 포토존이 매표소였을 줄이야 ㅎㅎ
귀여운 미니 지도.
입구에서 뭐 마시고 싶기도 해서 돌하르방을 닮은 감귤 한라봉 주스도 하나 샀다. 왠지 제주 오니까 감귤 주스 계속 사 마시고 싶었다.
들어가자마자 시원하게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난 숲 길을 걷게 되는데 비밀의 숲 이름 덕분인지 신비스러운 기분이 났다.
이 날 러키의 패션은 여름 프릴 나시에 날개 하네스~
내 천사 ♡
온통 초록초록해서 맑은 기분이 난다. 곳곳에 의자를 놔둔 공간도 있는 등 포토존 될만한 공간이 있는데 예쁘게 나오는 데는 사진 찍기 위해 기다리기도 해야 하니 난 그냥 사람 없는 빈 공간만 찍어 봤다.
평소 풀 좋아하고 마킹도 조금 하고 냄새 열심히인 녀석인데 낯선 곳에선 좀 덜하다. 그저 같이 거의 나란히 걸을 뿐이다.
키 큰 나무에 둘러싸인 공간들이 매력이다.
유채꽃 많을 때 왔으면 훨씬 더 예뻤겠지.
편백나무라고 했던가.
역시 자연에 둘러싸인 길은 예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넓은 공간도 나온다. 군데군데 꽃 밭 남아있는 데가 있어 초록 세상을 배경으로 추억 사진 남기기에 좋아 보였다.
너른 들판의 뽀인트 나무~ 꼭 나무들이 합쳐진 것 같다 ㅎㅎ
엄마랑 러키 투 샷~
숲이라 혹여 진드기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반려견 전용 해충방지제를 뿌리고, 풀 밭 들어갈 때도 살짝만 들어가게 해서 사진 찍고 나름 조심했는데도 역시 풀 많은 곳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서 여기 진드기 많은 것 같다고 내 몸에도 붙어있는 거 발견 하셨다면서 강아지도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길래 러키를 쳐다보니 바로 머리 정수리에 진드기 한마리 발견~ 그리고 귀에도 2마리 발견~ 하하하... 그래도 해충방지제 덕분인지 물리지는 않았고 힘 없이 달려 있길래 쉽게 털긴 했지만 그 다음부턴 진짜 풀 안 쪽은 웬만해서 못 가게 했다. 러키 뿐만이 아니라 동생과 내 옷에도 한마리씩 붙어 있는거 발견했다는 거..
너무 싫다 진드기 ㅠ
비밀의 숲에는 동물들도 있다. 염소는 3마리 정도 있었고 그냥 자유롭게 풀어져 있었으며 사람들이 다가가고 같이 옆에 붙어 사진 찍어도 일상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아 했다. 러키는 반려동물은 10미터 이상 떨어져 주세요 하는 팻말도 있고 매표소에서 개는 염소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 주세요라는 말을 미리 들었기에 난 러키 안아 들고 널찍이 구경만 했다.
근데 진드기 발견하고 난 뒤라 그런가? 한 녀석은 끊임없이 몸을 핥는데 진드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 자꾸 들더라는^^;
울타리 안의 조랑말도 볼 수 있다.
약간 흐렸던 날이었지만 오히려 덥지 않고 선선해서 좋았다.
돌 올려서 소원빌기란 건 이제는 귀찮아서 안 한다. 오히려 어떻게 이렇게 안 무너뜨리고 올렸지 하는 것들 찾아서 신기하게 구경할 뿐이다.
전구로 꾸며놓은 데는 낭만과 동화 같은 분위기가 난다.
비밀의 숲은 숲에 둘러싸여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산책하면서 힐링하기 좋은 곳이었다. 들판과 꽃밭, 염소와 조랑말까지 가까이 봤으니 동식물을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또 진드기 이슈는 있었지만 반려견과 함께 걷기도 참 좋은 데이다.
제주 레일바이크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 641
영업시간 : 매일 9:00 ~ 17:30
탑승 요금 : 4인승 48,000원 3인승 40,000원 2인승 30,000
반려동물 동반 O
비밀의 숲 산책을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제주 레일바이크.
내가 제일가고 싶었던 곳~! 뭐 타는 거 엄청 좋아한다.
온라인 예약은 키오스크에서 발권하면 되는데 네이버로 미리 예약하면 할인되더라는~!
레일 바이크 타러 들어가기 전 요기조기 구경.
매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맞은편엔 인형 뽑기 기계들도 있었는데 거기서 하나 뽑겠다고 했다가 오천 원 버리고 왔다..
미니 동물원
귀여운 토끼, 흑돼지, 공작, 닭, 흑염소 여러 동물들이 보였다.
드디어 레일 바이크 탑승하러~ 근데 오래됐는지 깨끗하지 않고 대부분 낡은 모습 ㅎㅎ
탑승하고 직원분께서 사진을 한 컷 찍어주시는데 나중에 하차하고 나갈 때 사진 현상이 되어 있다. 가격은 한 장에 5,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가족은 추억 남기기 위해 사진을 구입했다.
겁이 많은 러키는 타는 게 무서웠는지 시작부터 눈이 땡그래졌다. 처음 타는 탈 것에 많이 당황했나 보다 ㅎㅎ
반려견이랑 탈 때는 자전거 같은 안장에 앉는 거라 가방에 넣든 안 넣든 품에 안고 타야 한다.
앞 바이크와의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면서 제주 경관을 즐기면 된다. 페달을 밟고 스릴 있게 더 빨리 갈 수도 있고 브레이크로 잠시 멈춰서 풍경을 더 즐길 수도 있겠으나 그건 앞 뒤 바이크 없을 때 얘기다. 우리 가족은 나눠서 탔는데 내가 탄 것이 앞 것보다 속도가 빠른지 밟지 않아도 계속 가까이 붙으려 해서 브레이크로 몇 번이나 멈췄다. 반면에 앞에 탄 동생네 바이크는 느린 것이었는지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별로 속도가 붙지 않았다. 우리 건 좀만 밟아도 빠른 게 능력치가 다 같진 않나 보다.
두세 번 정도의 내리막길 구간이 있는데 그땐 정말 놀이기구 탄 것 마냥 신나고 약간 스릴도 있다.
30분 정도를 타는데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떼도 보고 말도 보는 등 제주의 멋진 풍경들을 보게 된다.
난 너무 재미났던 레일바이크. 약간 놀이기구 감성도 있고 거기에 더해 제주의 자연까지 감상하게 되니 일석이조로 좋았다.
하지만 러키는 레일바이크가 소리도 크고 내려가는 구간은 속도도 있어서 그런지 좀 무서워하는 눈빛이었다. 그저 빨리 내리고 싶어 하던 것 같았다. 러키한테는 레일바이크가 좋은 추억이 아니었을 수도 ㅠ
레일바이크를 다 즐기고 나면 나가는 길에 미니동물원을 지난다. 그중 만난 한 흑돼지와 러키가 서로를 잠시 코를 맞댔는데 둘이 인사라도 한 걸까나. 흑돼지도 별 반응 없이 조용히 러키를 맞이해 준 게 고마웠고 둘이 그런 잠깐의 순간이 참 귀여웠다. 러키의 성격 중 다른 동물을 마주쳐도 크게 관심이 없는데 그런 점이 참 마음에 든다.
흑돼지에 이어 흑염소.
그런데 제주에서 동물 많이 본 것 같네 정말 ㅎㅎ
귀여운 토끼들로 마무리하고 제주 레일바이크를 나가서 이제 점심 먹으러 향해 출발~
평대리 멍석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308
영업시간 : 매주 수 정기 휴무, 9:00 ~ 21:00, 20:00 라스트 오더
실내 반려동물 동반 가방 안 O
점심 메뉴로 돌문어를 먹어 보자 하여 찾은 곳은 평대리멍석 집.
오픈형 키친에 돌과 식물들로 꾸며놓은 것이 정감 가는 분위기다.
바닷가 앞의 식당에 통창이라 굳이 야외 테라스에 앉지 않더라도 실내 어디에서든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러키는 또 가방행
미안 ~ ㅎㅎ
메뉴는 돌문어 볶음 中, 돌문어 해물 전골 中, 해물 라면을 주문했다.
돌문어 해물 전골
문어, 전복, 오징어, 새우, 홍합 등 싱싱한 해물들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 국물은 약간 얼큰하면서 간이 조금 센 편이었다. 메인인 문어는 별로 질기지도 않고 야들야들 맛있었고 각각의 해물들도 괜찮았지만 국물은 뭔가 따로 노는 맛에 깊은 맛이 그리 느껴지지 않고 짜게만 느껴져서 우리 가족들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았다.
돌문어 해물 볶음
이것 또한 양념간이 좀 세지만 그래도 불향 맛이 나고 밥이랑 잘 어우러지게 먹기에 괜찮았다. 문어 제외 하고 의외로 난 해산물보단 양배추가 더 맛있게 느껴 저서 볶음 요리는 채소를 더 많이 먹었던 것 같다.
해물 라면
평대리멍석 집에서 내가 제일 맛나게 먹은 음식은 해물 라면^^; 전골은 그닥 입에 맞지 않았고 볶음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역시 간이 내겐 좀 세게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난 라면이 제일 맛있었다. 라면이 전골보다 얼큰한 맛이 더 깊었던 것 같기도..ㅎㅎ 해산물 맛 듬뿍 밴 라면은 2그릇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해물 라면 > 돌문어 해물 볶음 > 돌문어 해물 전골 순으로 좋았다. 문어 요리는 생각만큼 아니었지만 그래도 문어 자체는 맛있었다!
아!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물미역도 맛있다!
식후에는 기다려 준 러키를 데리고 도보로 나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했다. 아예 해변 가까이 가볼까 했지만 몇 번 데려가 본 경험상 얘는 물 근처에도 안 가려하기 때문에 그냥 길만 걷기를 했다.
꼬스뗀뇨 카페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080
영업시간 : 매일 11:00 ~ 19:00 라스트 오더 18:30
반려동물 야외만 동반 가능
또 해안 도로를 달려서 식후땡 커피를 하러 도착한 곳은 멋진 야자수들이 있는 꼬스뗀뇨 카페. 제주는 야자수가 많아서 이국적 감성 느껴지는 곳도 많은 것 같다.
카페명이 독특해서 뜻을 검색해 보니 '해안'이라는 뜻으로 바다를 뜻한다고 한다. 바닷가 바로 앞의 카페로 잘 어울리는 카페명인 것 같다.
카페를 들어서자마자 높은 층고에 무채색의 인테리어가 시원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실내가 넓은 대형카페로 이 날 사람도 별로 없어 조용하고 고요하게 느껴졌던 카페. 그리고 가보지는 않았지만 옆에 카페 한 동이 더 있다.
내가 구경한 카페 내부는 계산대에서 뿐.
메뉴만 주문하고 야외 자리로 나와야 했다. 왜냐면 우리 똥강아지 러키랑 함께 해야 했기에~ 꼬스뗀뇨 카페는 야외 동반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야자수 있는 모래사장으로 해변에 있는 것처럼 꾸며놓은 데다 진짜 시원한 바다가 눈앞에 전망으로 있으니 날씨만 좋다면 야외 자리도 참 좋다.
내가 주문한 코코넛 커피. 꼬스뗀뇨 글자가 박힌 진짜 코코넛 열매 안에 담겨올 줄은 몰랐다. 생각지도 못한 비주얼에도 놀랐는데 맛보고 더 놀란~ 커피와 코코넛의 적절한 조화가 너무 부드럽고 달콤해서 맛있었다. 코코넛을 간 게 아닌 슬러쉬 형태로 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마치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은 기분이었다.
설탕 츄러스도 함께 주문해서 먹었는데 달달 바삭한 게 내 입맛이어서 카페 나갈 때 하나 더 사서 숙소에서 또 먹었다.
야외 자리서 먹긴 했지만 그렇다고 러키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다 마시고 또 맞은편 도보서 산책을 했다. 같이 아름다운 풍경 보면서 걷는 게 추억이고 행복이니까.
그런데 나만 좋았던 걸까. 러키 지루할까 봐 어디 가서 먹고 마셔도 빨리 먹고 근처를 걷고 했건만 러키의 표정은 제주 여행 내내 심드렁한 것 같았다. 첫날은 첫 비행을 타기도 했고 놀러 온 첫날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둘째 날도 심드렁~ sns에서 보면 제주 놀러 와서 안 기쁜 강아지네 집 피드를 몇 번 보긴 했는데 그게 우리 러키였을 줄이야..
뭐 그래도 같이 놀러 간 것에 기뻤다.
가족들 언제 오나 기다리는 러키.
숙소 들어가기 전에 저녁 먹을거리를 사러 또 동문시장에 들렀다. 이 날은 야시장 개장 시간에 맞춰 갔지만 난 체력이 다하여 러키랑 차 안에서 가족들을 기다렸다. 저녁까지 식당서 사 먹으면 러키는 또 그 시간 동안 지루하다~ 차라리 포장해서 숙소서 맘껏 뛰노면서 함께 먹는 게 우리도 마음 편하고 좋다.
그런데 저 날은 뭐 포장해서 사 먹었더라.. 딱새우, 모듬회, 야시장 주전부리.. 아 사진 찍어 놓을걸.
둘째 날 제주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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