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주말 점심.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 동성로로 나갔다. 약속 장소는 만나자마자 먹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동성로 스파크 빌딩에 있는 최근 대구에도 들어선 쉑쉑 버거로 정해놓았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주말 점심시간이다 보니 대기줄이 있었다. 그래도 줄이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 일단 기다려보고 느리게 빠진다 싶으면 다른 데 가자며 줄을 섰다.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되나 걱정하며 줄을 섰는데 패스트푸드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줄은 잘 빠졌다. 코너를 돌아서 기다렸던 줄은 10분도 안돼서 어느새 문 앞까지 갔고 문 앞에 서니 직원분이 친절히 메뉴판을 주시고 코로나 예방을 위해 열감지 측정과 손 세정을 하고 매장 안에 들어섰다.
매장 안에도 당연히 줄이 있었는데 매장 줄도 짧아 역시 금방 빠진다. 주문받는 곳 근처 벽에는 쉑쉑 상품들이 있었는데 레고 같은 블럭 장난감도 있고 슬리퍼 등 다양했다.
쉑쉑 버거는 세트 메뉴가 없고 다 단품으로만 되어있다.
메뉴판을 보며 뭘 먹어야 할지 막 고민하고 있는데 곧 우리 차례가 다 되어가기에 각자 먹고 싶은 버거와 음료, 감자튀김을 바삐 골랐다. 그래도 버거 종류는 많지 않아 빨리 고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대부분 버거와 함께 감자튀김 그리고 바닐라 셰이크로 많이 주문한 것 같았다.
한창 점심 피크 때라 매장 안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매장이 꽤 넓은데도 불구하고 테이블들은 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었고 픽업대 앞에는 주문을 하고 진동벨을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많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냥 매장 안 사진은 포기했다.)
우리 중 2명은 주문을 하려 줄을 서 있었고 나머지 2명은 자리를 먼저 맡겠다며 가 있었는데 주문을 하고 와서도 자리가 나지 않아 각자 포진해서 대충 자리가 날 것 같은 곳 근처에 대기까지 하는 웃픈 상황도 연출됐다.
그러니 매장 안 상황을 보고 한명은 줄을 서고 한명은 자리를 맡아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다행이 햄버거가 나오기 전에 창가 자리 테이블로 자리를 꿰찼다!
주문한 메뉴 구성은 쉑 스테이크 3개 + 쉑 버거 1 + 감자튀김 1 + 치즈 감자튀김 1 + 바닐라 셰이크 1+ 솔티드 카라멜 셰이크 1 + 에일 맥주 2
이렇게 시키니 약 칠만 구천 원이 나왔다. 가격이 다른 데에 비해 약간 비싼 건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나온 금액에 우리 모두 사.. 살짝 놀랐다.
픽업대 옆에 있는 곳으로 햄버거를 주문했으면 찍어먹을 소스와 빨대, 휴지 등은 여기서 가져오면 된다. 사람 없을 때 후딱 찍느라 전체를 못 찍었는데 옆쪽에 보면 화장실까지 갈 필요 없이 손을 씻을 수 있게 마련해둔 자동 기계까지 있다.
내가 주문한 것은 포토벨로 버섯패티와 비프패티, 토마토, 양상추, 쉑 소스가 토핑된 치즈버거인 쉑 스테이크와 카라멜 솔티드였는데 크지는 않지만 두툼한 버거를 보고 먹음직스럽게 생긴 게 과연 유명한 만큼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엄청 기대했다.
그런데..
그런데.. 한 입 베어 물고 우리 4명 입에서 동시에 나오던 말은 '짜다'였다. 미국 버거라 이렇게 짠 것인가..
평소 짠 음식을 잘 먹는데도 이건 너무나 짜웠다. 거기다 더해 내가 시킨 음료는 카라멜 솔티드..... 셰이크가 맛있었긴 해도 버거가 이렇게 짤 줄 알았으면 다른 음료를 시켰을 텐데 하는 뒤늦은 후회가 일었다. 완전 짜움과 짜움의 만남이었다. 버거에 풀떼기라도 많이 있었으면 짜움이 덜했을 것 같은데 상추도 너무 조금인지라 풀 맛은 거의 안 났던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햄버거 맛은 짜웠던 걸 제외하면 괜찮았지만 그래도 만원 넘게 주고 먹을 정도의 값어치는 아닌 것 같다.
울퉁불퉁한 감자튀김은 감자가 너무 연약해서인지 나무 포크가 잘못인지 포크로 집을 때마다 족족 감튀들은 부서져 불편했다. 차라리 손으로 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 연했던 감자튀김 맛은 그냥 평범했으나 이미 햄버거만으로 충분히 짜웠던 우리는 느끼하고 짜웠던 치즈 감자튀김은 손을 잘 대지 않았다.
에일 맥주도 맛 자체는 우리 4명 입맛엔 다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원한 맥주를 먹으니 짠맛이 중화되는 것 같아 괜찮았다.
그래도 기본 버거인 쉑 버거는 쉑 스테이크보다는 짜움이 덜했다.
결국 친구 2명은 햄버거를 남기고 나는 카라멜 솔티드를 남기고 감튀도 남기고..
한 번쯤 호기심에 먹어보는 것은 괜찮지만 가성비는 딱히 별로인 것 같아 다시 사 먹을지는 의문이다.
난 그래도 카라멜 셰이크가 제일 맛있었는데 햄버거가 짜워 남겼던 것이 좀 아쉬워 셰이크 종류로는 다시 사 먹을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다 먹고 나왔을때는 사람이 좀 빠져 있어서 빈 테이블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후식을 위해 바로 스벅으로 달려가 맑은 음료를 마시고 싶어 친구가 쿠폰이 있으니 비싼 것으로 주문을 하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한 명 카페 라테 제외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시켜먹었다. 평소 케이크도 시켜 먹었는데 이 날 만큼은 아무도 케이크를 얘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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