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은 떴지만 도저히 일어나기가 싫었다. 그래도 혼자만 쉬기에는 양심이 찔려서 밭에 나갔지만 고추 따기는 너무 싫어서 엄마가 따서 밑에 놓아둔 것들을 나는 바구니에 주워 담는 일을 했다. (주워 담으면서 중간중간 조금 따 주기는 했다.)
이렇게 마지막 날 아침을 보조일만 하며 시간 때웠다.
3일째의 아침은 카레.
고기 많이 넣어줘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나는 진짜 너무 신기한게 밭에만 가면 별다른 노동을 안 해도 배가 너무 고팠다.
함양에 있는 동안 시도때도 없이 배가 고파 밥 먹기 전에 컵라면도 막 먹고 그랬는데 대체 뭐가 그리 날 배 고프게 한 건지 미스터리다.
그리고 난 카레를 먹고 또 한 잠 자버렸다 한다.
아빠가 키우고 있는 닭들 중 일부. 안쪽에는 더 많다.
얘들은 그냥 계란이나 얻으려고 키우고 있는 닭들인데 요즘에는 장마에 더위가 겹쳐 그런지 이 녀석들이 알을 잘 안 낳아준다고 한다.
토끼도 몇마리 있었는데 토끼들이 잠시 가출한 사이 산에서 족제비 같은 게 내려왔는지 다 잡아 먹혔다고 한다..
함양에서의 아빠네는 점심 먹고 고추 씻기까지만 하고 대구로 출발했다. 일손을 거들어주러 함양에 내려왔지만 체력 거지인 나는 크게 도움이 못 되어서 아빠한테는 조금 미안했던..
다음에는 체력을 좀 기르고 가야겠다.
대구 가기전 함양 안의면에 괜찮은 카페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파란지붕이라는 말 그대로 파란 지붕의 한옥카페인데 첫째 날에 하나로 마트에 들렀다가 바로 옆에 예쁘고 소박하게 생긴 카페 같은 게 있길래 대구 가기 전에 한번 들러야지 했었다.
(예쁜 전경의 카페를 찍고 싶었는데 하필 차가 앞에..)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는 카페 옆 쪽의 모습.
화분 식물들과 함께 조화롭다.
가게 안은 테이블이 반 넘게 차 있었다. 이쪽 근방에 놀러왔다가 들어온 손님들도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가게 안 사진은 거의 찍지 못 했다.
가게는 그리 작지 않은 대체로 정감 있고 아기자기하게 인테리어 돼있었고 안 쪽에는 아담하게 꾸며놓은 정원도 있었다. 정원을 바라보는 테이블 자리들은 자리가 다 차 있어서 아쉽게 앉지 못했다.
카운터가 바로 보이는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우리 가족.
가게 앞 화분에 심어져 있는 예쁜 식물들을 바라볼 수 있다.
나름 분위기 있는 창 밖 풍경.
뭔가 빈티지스러운 카운터의 모습.
다양하게 있는 메뉴.
맥주까지 판다.
끌리는 시즌 메뉴들.
주문한 건 단호박 라테와 무난한 커피 맛인 카페라테, 아이스 아메 2잔.
단호박 라테도 그렇게 달지 않고 괜찮았다.
난 요즘 카페라테만 즐겨 마신다.
러키 때문에 테이크 아웃으로 그냥 갈 생각이었으나 아이스크림 와플 한 개만 후다닥 먹고 가자며 음료와 함께 주문했었다.
그런데 와플이 그렇게 늦게 나올 줄이야.. 4명이 음료를 끝까지 다 마시고도 한~참 후에 나왔다. 최소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늦게 나온다고 주문할 때 미리 알려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차를 바로 건너편에 주차해서 창문 통해 바로 보이고 차 창문도 약간 열고 에어컨도 살짝 틀어놓았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내내 러키 때문에 똥줄 탔었다.
그래서 와플이 나오자마자 정말 후다닥 모두 한입에 다 털어먹고 나왔다.
그런데 너무 늦게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와플 빵이 계란빵 비슷한 맛에 메이플 시럽까지 뿌려서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으니 맛은 정말 맛있었다.
가족들도 빨리 털어 먹으면서 맛은 있었다고 했다.
카페를 마지막으로 함양을 떠나 대구 집으로 출발.
나의 저질 체력을 알 수 있었고 농사는 역시 힘들다는 것과 무장하고 밭에 들어갔어도 다리는 벌레에 물린 자국 투성이었지만 그래도 함양 이곳저곳을 구경했었던 2박 3일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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